티스토리 뷰


2018년 2월 12일 월요일.


최근 계속 뭔가 약한 과일 소다 맥주를 많이 마신 느낌이라 오늘은 뭔가 조금 무겁고 맛이 진한 맥주를 마셔야겠다고 다짐. 마침 오늘 제대로 된 안주를 준비했기에 오늘은 좀 제대로 된 수제맥주를 마셔봤다. 


역시 다시 말하지만 나는 선호하는 맥주가 워낙 폭이 좁은 편이라 흑맥주 계통의 진한 맥주를 또 굉장히 좋아하지는 않아서 이 쪽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라 공부도 좀 할 겸해서 골라보았다. 



오늘의 메뉴는 오븐에 가지, 양파, 통마늘과 곁들여 구운 통삽겹살.  모처럼 기름기 많은 향이 진한 음식을 먹는 만큼 식사와 곁들여 먹을 맥주를 골라봤다. 


그래서 첫번 째 맥주는 베를린 크래프트 비어 제조장 BRLO에서 만든 포터 (Porter) 맥주. 오늘의 나의 가장 큰 고민(?)은 포터를 고른 김에 잠시 후에 소개 할 스타우트를 고르면서 과연 포터와 스타우트의 차이는 뭘까 하는 고민에 빠진 것. 



BRLO 는 베를린에 위치한 수제맥주 제조장 겸, 바 겸, 레스토랑. 브롤로, 라고 읽고 이것은 고대 슬로빅 언어로 베를린을 가르키는 말이라고 한다. 


어쨌든 브롤로는 베를린의 가장 대표적인 수제 맥주 전문점 중 하나인데 너무 규모가 커서 사실 뭔가 수제맥주 같은 느낌이 안 들 정도이다. 


베를린의 힙한 동네인 크로이즈베어그 (Kreuzberg)와 쇼네베어그 (Schöneberg) 언저리에 위치한 U1, U2의 (베를린 지하철 시스템) Gleisdreieck역에서 나가자마자 있다.  이 거대 제조장 (겸 술집) 은 컨테이너 박스 38개를 쌓고 이어서 만든 거대 부지이다. 야외 테이블도 큰 부지에 넓게 펼쳐져 있어서 야외 정원같은 느낌도 있고 굉장히 힙스터 스러운 공간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현장에 방문해서 현장 사진도 올리도록 하겠다. 물론 실내 공간도 있지만 아무래도 야외 공간이 더 매력적이라 겨울보다는 날이 좋은 날 가면 더 좋긴 하다. 제대로 된 음식은 시켜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메뉴까지 뭐라고 하긴 힘들지만 맥주는 나쁘지 않았다. 


http://www.brlo-brwhouse.de/en/                      (제조장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brwhouse/               (페이스북 페이지)




베를린의 상징인 곰돌이와 보리, 홉이 그려진 로고를 사용하며 굉장히 모던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제조장이다. 베를린에 있는 힙스터스러운 영국/미국/북유럽인들을 찾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 


자기들의 로고를 이용해서 후드티나 모자같은 굿즈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브롤로에서 제작되는 맥주 가지수는 약 20가지 정도 되는데 탭, 즉 생맥주로만 판매하는 맥주가 있고 병으로만 판매하는 맥주가 있고 가끔가다 맥주 행사에서만 선보이는 리미티드 에디션 맥주들도 간혹 눈에 보인다. 



발틱 포터와 스타우트는 사실 나도 뭐가 큰 차이가 있는지 크게 잘 느껴지지 않는 맥주 종이다. 

둘 다 어둡고, (즉 몰트를 많이 볶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볶은 향이 많이 난다) 무겁고, 초콜릿, 카라멜, 커피 향이 강하게 난다. 물론 개별적인 차이는 있을 거 같은데 사실 전반적으로 포터와 스타우트의 차이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사실 요즘에는 크게 의미가 있는 구분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포터는 몰트 보리를 사용하고 (물을 흡수 시켰다가 공기 중에 말린 보리) 스타우트는 몰트 과정을 거치지 않은 볶은 보리를 사용하기는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런 진한 맥주를  떠올리면 포터보다는 스타우트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을 거 같은데 아무래도 기네스 스타우트가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또 하나의 의견은 포터의 알콜 도수를 좀 더 강하게 높인 것을 엑스트라 포터, 더블 포터, 혹은 스타우트 포터라고 부르던 거에서 포터와 스타우트가 나눠졌다는 얘기도 있다.  

포터는 1720년 런던에서 시작이 되었고 포터라는 말대로 항구에서 짐을 나르는 사람들이 애용하던 맥주로 상하기 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리고 더운 곳에 보관이 좀 더 용이한 스타일이었다. 



어찌됐든 보이다싶이 거의 콜라마냥 색이 굉장히 어둡고 굉장히 진하고 이스트가 들어가 있어서 탁함도 가지고 있다. 반대편 로고가 보이지 않을 정도. 원래 포터에 비해서 약간 탄산기가 평균보다는 오히려 좀 적었던 느낌이고 도수는 7도 정도로 굉장히 강한 편은 아니다. 카라멜 향이 강하고 약간 단 맛은 강하지만 원래 포터가 단 맥주인 걸 감안하면 아주 심하게 달지는 않다.

기대보다는 바디감이 좀 가벼운 감도 없잖아 있으며 마무리는 꽤 드라이 한 느낌. 특유의 초콜릿, 커피 향이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생각보다는 아주 부담스럽지는 않았던 느낌. 



다음 맥주는 포터와 비교하기 위해 고른 스타우트. 하지만 일반 스타우트는 너무 차이가 없을 거 같아서 임페이얼 스타우트를 골랐다. 보통 포터는 영국 내수용 맥주라고 한다면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러시안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즉 영국에서 러시아 왕실 (Cathrin 2세 에게)에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고급(?) 라인이다. 발틱지역과 영국 등 잠시 유행하다 한동안 그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던 것을 최근 미국 등에서 수제 맥주 제조 열풍이 불면서 다시 맥주 씬에 화려하게 재등장시킨 맥주.  



사실 임페리얼 스타우트하면 올드 라스푸틴을 저절로 떠올리게 되지만 그 맥주는 후에 다시 쓸 기회가 되면 쓰기로 하고 이번 도전한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Crew Republic 이라는 제조장에서 나온 맥주. Crew Republic은 뮌헨 (München) 에 위치하고 있는 2011년부터 홈브루잉으로 시작한 마이크로 브루어리 출신이다. (대부분은 다 뮌헨 아니면 적어도 바바리안에 있는 듯)   


http://www.crewrepublic.de/                                             (제조장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CREWrepublic.de/                  (페이스북 페이지)



아직까지도 타국에 비해선 수제 맥주 씬이 약한 독일에 맥주의 새바람을 일으키고자 시작한 이 제조장은 아직 그렇게까지 역사가 깊지 않은 만큼 출시한 맥주는 대부분 페일 에일류와 IPA류, 그리고 이 임페리얼 스타우트와 맥주 와인까지 8가지 종류가 있다.


이 제조장은 임페이얼 스타우트라는 종류를 명시하는 거 이외에도 각 맥주마다 자기만의 고유 이름을 붙이는 특징이 있다. 이 임페이얼 스타우트의 이름은 라운드하우스 킥 (Roundhouse Kick). 그래서 병뚜껑에도, 병복에도 발차기 하는 킥복서 이미지가 새겨져있다. 




이건 스타우트이니만큼 위의 포터보다는 좀 더 도수가 강한 9.2%의 맥주이고 (보통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가장 도수가 강한 맥주 중 하나이다) 필스터 몰트, 초콜릿 몰트, 카라멜 몰트, 로스티드 몰트를 사용하고 홉은 콜롬버스와 전통 홉을 사용한 맥주. 


포터와 스타우트 모두 시원한 온도보다는 12-15도 정도로 미즈근한 온도로 즐기는 게 좋다. 




위에 마셨던 포터보다 확실히 더 뭔가 '킥'이 있는 좀 더 개성이 있는 맛. 색도 좀 더 어둡고 바디감도 조금 더 무겁다. 쓴 맛이 강하진 않지만 에스프레소와 다크 초콜릿 향이 좀 더 나고 마신 후에 커피 향이 꽤 오래까지 압 안에 맴돈다. 약간 크리미한 느낌이 있고 뭔지 모르지만 약간 바이젠 느낌이 남아있다. 처음 마셔보는 '독일제' 임페이얼 스타우트였는데 약간 독일 맥주스러움이 기분상이나마 느껴지는 느낌 같은 느낌... 


말 했다싶이 스타우트/포터 류의 맥주를 많이 접하진 않았기 때문에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둘 다 가벼운 느낌이라 약간 놀랐는데 앞으로 좀 더 다양한 맥주를 마셔보면 좀 더 잘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